대리출마→회장사퇴→재선거說 파다
‘二者難 三者生' 선거...분열만 키웠다
이대원, "3년임기 완수하겠다"며 일축
회원들, 명예회장 현장복귀 말이되나
'집단탈회' 후폭풍에 조직근간도 흔들

이대원 안동상공회의소 25대 회장 당선자
이대원 안동상공회의소 25대 회장 당선자

[안동=안동인터넷뉴스] 신임 안동상공회의소 회장 선출을 두고 잡음이 양산되고 있다. 회장 당선자를 두고 ‘대리 출마설’이 도는가 하면 ‘2개월 뒤 재선거’라는 상식 밖의 추측에다 파행으로 결말 지은 회장 선거에 반발해 회원사 탈회라는 집단행동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안동상공회의소는 20일 상공의원 76명을 성원으로 임시 의원총회를 열어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경선을 벌인 결과, 이대원 대표가 추대후보였던 이동찬 대표를 40대 36, 4표차로 누르고 회장에 선출됐다.

이 당선자는 22대와 23대 회장 역임에 이어 세 번째 당선으로 안동상공회의소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는게 지역 여론이다.

선거 직후 지역 상공인 사이에서도 상식과 원칙이 무너졌다는 탄식이 앞서는가 가 하면, 기존 2파전 양상으로 대립 각을 이어오던 후보들이 출마자격 상실과 지지자 결집 실패로 낙선하는 등 누구도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안동상공회의소의 분열만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히려 ‘二者難 三者生(둘은 어렵고 세번째가 나온다)’의 결과로, 앞선 2명은 이도 득도 없이 이대원 당선자의 어부지리 승리만 쳐다본 셈이라는 것이다.

‘대리 출마, 대리 당선’ 의혹도 논란이다. 이 논란을 키운 건 회장 선거 당일 이대원 당선자의 ‘선거 12시간 전 출마 결심’ 발언이다.

이 당선자는 정견발표에서 "대립과 분열된 안동상공회의소를 바로 잡기 위해 어젯 밤 10시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 짧은 밤새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절반이 넘는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선거 전 이동찬 대표가 회비미납 등의 사유를 들어 예상 상대였던 A 대표에 대한 회장 입후보 자격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바 법원이 선거 하루전인 19일 오후 늦게 가처분 소송을 인용, A 대표의 출마자격이 상실된 것으로 보면 이 당선자의 갑작스런 출마는 이미 짜여진 각본에 따랐다는 의혹이 신빙성을 더하는 상태다.

여기에 이대원 당선자를 후보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추천자가 “이경원(대원) 회장이 당선된다면 '잠시' 상공회의소의 시끄러운 부분을 해결 좀 해 주시고...선거는 어찌 될지 모르니...(출마 예정 후보를) 사법제재로 못나오게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게 아닌가 싶어서 이대원 회장을 추천한다”라고 추천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추천 발언 중 '잠시'라는 표현과 '예정 출마자의 사법제재가 가혹해서 이 당선자를 추천한다'는 석연찮은 추천 사유가 대리 출마의 의혹을 부르기에 충분했다는 것.

안동상공회의소 임시 의원총회 현장
안동상공회의소 임시 의원총회 현장

대리출마설을 두고 이대원 당선자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3년의 임기를 완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당선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리 출마, 회장 사퇴, 재선거라는 말도 안되는 전개는 안동상공회의소 임원 선출 절차 자체를 부정하는 억측”이라며 “26일부터 시작되는 3년의 임기 동안 상공회의소 회원들과 일대일 대화 등 활발한 소통으로 분열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신규회원 확충과 어려운 지역의 기업환경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장 선거 후 집단 탈회 등의 후폭풍도 여전히 남았다.

안동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직후 투표에 참여한 상공의원 H씨는 “최고의 경제단체는 옛말이 됐고 원칙과 상식이 무너진 조직에다, 배울 것 없는 선배 경제인들의 끝없는 싸움, 안동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감투놀음에 더 이상 몸담을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탈회 의사를 밝힌 상태다.

또한 선거 당일인 20일 안동의 한 경제인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에는 "이대원 회장 당선을 마냥 축하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대원 당선자는 상공회의소 회장을 2번(6년)을 연임했고 얼마 전까지도 상공회의소 명예회장으로 활동했는데 선거 12시간전 출마를 결심해 당선된다는 건 상공인 모두의 반성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추대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회원 N씨는 "회장 합의 추대의 취지는 동의했지만 추대위원회 위원 구성 당시부터 자격시비로 논란을 자초하더니 추대안 제안자가 후보로 나오는 해프닝까지, 결국에는 어느 누구도 책임있게 마무리짓지 못하면서 추대 후보는 물론 조직 내적으로 상처만 남기며 전국적으로도 망신살만 키웠다"며 "안동상공회의소가 얼마나 더 추해지고, 어디까지 떨어져야 나락인가"라며 탄식했다.

한편, 안동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와 맞물려 회원사들 여럿이 집단으로 탈회하거나 휴회하겠다는 뜻을 모으고 있다는 움직임까지 알려지면서 회장자리 하나를 두고 벌인 감투놀음이 안동상공회의소 조직 근간까지 흔들고 있다는게 우려섞인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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