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안동시 투자유치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 사진 안동인터넷뉴스
이희범 안동시 투자유치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 사진 안동인터넷뉴스

지난해 월간 출산이 1만명 대에 머물면서 합계출산율은 0.7이 무너지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꼴찌임은 물론 전 세계 237개국 중 236위로서 인구문제는 심각을 넘어 위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년간 380조 원을 쏟아 부으면서 각종 대책을 내놨으나 크게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인구문제와 함께 또 하나의 어두운 그림자는 지방소멸 이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51.8%인 118개 시군이 머지않아 소멸될 수 있다고 한다. 경북은 23개 시군 중 87%인 20개 시군이 소멸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온 안동은 시와 군에서 각각 1명씩의 국회의원을 배출했으나 이제 선거 때만 되면 ‘어디하고 붙을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소멸위험지역은 주로 농어촌 낙후지역으로서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임금 근로자 비중이 낮아서 젊은 여성들의 일자리 기회가 적은 곳이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소멸 진입지역은 제조업이 쇠퇴하고 있는 도시나 청년층 일자리 기회가 줄어들면서 청년고용률이 낮은 지역이다.

결국 저출산이나 지방소멸 문제의 해법은 일자리란 얘기이다. 어떤 기업은 출산하는 종업원들에게 두둑한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하고, 어떤 기업은 셋째를 출산하면 특별 승진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그 결과 안정된 직장의 출산율은 국가 전체의 평균보다 높다고 한다. 지방소멸시대의 해답도 기업에 있다. 삼성이 있는 천안이나 현대차가 있는 울산을 보면 자명하다.

추로지향(鄒魯之鄕) 안동은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이자 관광거점도시로 퇴계와 서애같은 학자와 선비를 배출한 도시다.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인문가치포럼이나 국제탈춤페스티벌 등은 안동의 정체성을 알리는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19의 어둠을 밝혀주었고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화두가 되는 것처럼 굴뚝없는 산업인 IT, 문화, 콘텐츠, 바이오, 게임산업 등은 청정 낙동강을 가진 안동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이 회귀할 수 있는 분야다. 우수한 인재와 자연조건에 조상들이 물려준 전통문화를 더한다면 안동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은 무한하다.

안동시는 바이오산업인 백신·대마와 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다. 2개의 댐은 지역개발에 걸림돌이었으나 대구와 신공항 주변 등 낙동강유역 광역상수도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수자원 연구기관과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역발상을 실현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이어 지난해에는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풍산읍 노리 일원에 40만평 규모로 조성될 국가산업단지에는 80여 개의 기업을 유치, 고용인원 3만 명, 8조6000억 원의 생산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안동시는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 산업통상자원부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질병청 첨단백신기술센터 등 백신클러스터를 조성하여 기술개발부터 제품생산까지 전주기 지원시스템을 갖췄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등 앵커기업들도 속속 자리잡고 있다.

아울러 지역 3개 대학교에 특성학과를 개설하여 백신·제약·헴프 등 분야별로 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며, 안동대학교는 교육부로부터 글로컬대학30으로 지정되어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을 받아 지역사회와 상생성장을 실행할 계획이다.

민선 8기 권기창 시장이 취임하면서 문화와 관광과 함께 기업이 있어야 일자리가 생긴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투자유치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에 더해 50만 출향인사를 비롯한 안동인 모두가 안동시 투자유치위원이라는 애향심으로 안동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설 때다.

안동이 잘돼야 안동인이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한때 마산은 전국 7대 도시에 속했으나 지금 도시가 없어진 사례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의 명제를 주고 있다.

글. 이희범(안동시 투자유치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부영그룹 회장)

<이 글은 영가회보에 실린 글을 발췌해 실었습니다. 안동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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