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221시간 동안 고립됐다가 구조된 작업 반장 박정하(62)씨가 지난 7일 오후 입원 중인 안동병원에서 일반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박씨는 전날 점심 식사부터 죽이 아닌 흰쌀밥 등 일반식을 시작했다. 사진 연합뉴스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221시간 동안 고립됐다가 구조된 작업 반장 박정하(62)씨가 지난 7일 오후 입원 중인 안동병원에서 일반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박씨는 전날 점심 식사부터 죽이 아닌 흰쌀밥 등 일반식을 시작했다. 사진 연합뉴스

경북 봉화 아연 광산 사고로 지하 190m 갱도에 고립됐다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두 광부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마쳤다.

8일 보호자들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나흘째 안동병원에 입원 중인 두 광부는 전날 정오께 근로복지공단 영주지사 관계자 2명을 만나 면담한 뒤 산업재해 보상 신청 절차를 진행했다.

근로복지공단 영주지사 관계자는 "언론에서 보도가 많이 돼서, 두 광부가 신청하지 않았어도 (우리가) 먼저 가서 신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에 따라 공단 측은 사업주인 광산업체(보험 가입자)에 재해 경위를 확인한 뒤, 업무상 재해인정 여부를 7일 내 결정해야 한다.

사업주인 광산업체 측이 결과를 통지 받으면 그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의견을 제출하게 된다.

선산부(작업반장) 박정하(62) 씨는 요통이 심해 이날부터 정형외과 진료를 받기로 했다.

후산부(작업보조원) 박씨(56)는 복도를 걸어 다닐 수 있게 됐으나, 안면부 부기가 심해 치료를 받기로 했다. 그는 고립 기간 석회질이 섞인 지하수를 마시고 토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해 이로 인한 치료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두 광부 모두 전날 받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를 진단받았다. 둘 다 두드러기 등 발진 증상이 나타났으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작업 보조원 박씨는 수면제를 처방받기도 했다.

후유장해 등에 대한 우려로 두 광부 모두 전원(다른 병원으로 옮김) 또는 퇴원을 최소 일주일 이후로 미뤄야 할 전망이라고 가족들은 전했다.

두 광부의 보호자들은 안동병원에서 제공한 병원 내 공간에서 머물고 있다.

가족 중 일부는 열흘 동안 광산 사고 현장에서 낮과 밤으로 지킨 탓에 심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족 중 한 명은 "경북 소방당국으로부터 심리 치료를 약속받긴 받았는데, (입원해 있는) 두 광부에 대해서도 아직 정신과 진료 약만 처방할 뿐, 심리상담사가 나오거나 하는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아직 모두 입원 중이어서 도 차원에서 나서지 않았을 뿐, 요청을 묵살한 것은 아니다"라며 "퇴원 후 연락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이들은 221시간 만에 구조됐다.

한편 두 광부는 "광산 현장에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돌아가지 않겠다"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씨는 "광산에 다시는 일 하러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서도 "동료 광부들의 노동권을 향상하고 근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면 직접 들어가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아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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