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로 오염된 안동댐 상류 도선이 지나가고 있다.  © 안동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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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적인 녹조가 태풍에 완화됐다고 또 안이하게 넘어간다면, 머지않아 회복할 수 없는 인명피해를 당할 수 있다. 외국의 사례로 보면 집채만한 코끼리가 우물의 녹조 신경독으로 350마리나 떼죽음을 당했다. 남세균, 마이크로시스틴, 시아노박테리아 등으로 불리는 녹조의 맹독성은 청산가리의 100배, 금지된 살충제 DDT와 같다고 한다.

최근 낙동강에서 검출된 이 마이크로시스틴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공할 위협이다. 강과 논에서 5천ppb까지 무한대로 검출됏다. 쌀,무,배추 등 농산물에서도 2~3ppb, 정수장에서도 0.28ppb, 급기야 가정집 수돗물까지 0.17ppb정도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1ppb는 1ℓ당, 1㎏당 10억분의 1로서 모두가 선진국의 수질안전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세계10대국인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3류 행정, 4류 정치라는 소문을 들어왔지만, 그래도 국민의 생명이 걸린 먹는 물 문제를 이렇게까지 정쟁의 대상으로 방치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최상류 중금속부터 중ㆍ하류 산업폐수와 녹조에 언제까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런 비상시국이면 정부에서 먼저 나서고, 정부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정밀하게 수질관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간에서 나서 검사를 하는 실정이다. 주객이 전도되어도 유분수지 어떻게 국민의 생명이 달린 식수문제를 정치논리와 행정편의로 그렇게 유야무야 할 수가 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헌법 122~123조에 명시한 국토균형개발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하여 백년대계인 치수계획을 재정립해야 한다. 국토 10만㎢의 산야에 내리는 연간 1,270억 톤의 빗물이 흐르고 지하수로 골고루 스며들도록 7만(기존2만) 개의 소규모 저수지를 분산시켜야 한다. 모든 물은 지상에 저장하고 하천에서는 흘러내려야 자연생태계가 살아난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므로 사방으로 산계곡을 층층이 막아서 넘쳐흐르면 도랑과 논밭으로 농업용수를 이용하고, 하천으로 자연정화작용을 하면서 흘러내려 깨끗한 강물을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지하수로 선순환하는 자연법칙을 순리적으로 이용하면 수질오염 문제도 저절로 해소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류지역의 녹조문제를 자연정화로 해결하고, 최상류의 제련소와 폐광산의 중금속오염도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안동댐에서 정체되지 않았다면 낙동강하류까지 중금속이 흘러내려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났을 것이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안동댐에서 100km최상류까지 중금속오염을 원천차단하고 제거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최근 대구 취수원 문제도 바닥에 퇴적된 중금속을 그대로 두고 고인 물만 취수한다는 방식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정체된 물은 깨끗하다지만 지진, 홍수, 대류, 충격, 취수 등으로 중금속이 수류에 휘말려 흡수되면 매우 위험하므로 반드시 댐 내의 중금속오염을 없애야 한다. 또한, 하류지역의 하천유지수 문제도 극심한 갈수기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지난 2009년 경험한 하천유지수 부족문제가 없도록 안동댐 아래 경북도청지점에서 ‘강물순환방식’으로 취수하여 지방광역상수도로 대구를 비롯한 상주, 구미, 칠곡 등으로 1차 정수처리ㆍ공급하여 각 시군에서 2차 정수처리ㆍ급수하면, 전 지역이 지금보다 더욱 깨끗한 물을 마시고 유하거리가 늘어나 낙동강수질도 개선할 수 있다.

부산ㆍ경남지역도 상류이전 ‘강물순환방식’으로 식수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무리하게 엄청난 녹조 잡는다고 과다 투입한 염소소독 부산물인 발암물질 트리할로메탄이 0.05ppb까지 올라가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거기다가 마이크로시스틴이 수돗물뿐만 아니라 공기에어졸(미세먼지)이나 지하수로까지 전 방위에 걸쳐서 침투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수질안전 불감증은 공멸을 자초할 뿐이다.

글. 김휘태(전 안동시 풍천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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