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장면. 안동시 제공
 2019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장면. 안동시 제공

[안동=안동인터넷뉴스] 코로나 19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하 탈춤축제)이 시내로 장소를 옮긴다. 기간도 10일에서 5일로 줄일 계획이다.

축제로 인해 원도심 상권이 위축된다는 비판을 잠재우고 원도심 개최로 상권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게 주목적이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찮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9월 30일 개막하는 탈춤축제가 6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탈춤축제를 주관하는 한국정신문화재단은 2일 회의를 열고 원도심 이전 개최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재단이사회 당시 권기창 시장이 축제 원도심 개최를 강력하게 주문한 이후 수차례 자문회의와 현장탐방 등의 과정에서 축제장소 이전 대한 공방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원도심 이전으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25년의 역사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명성을 알렸지만 업그레이드되지 못한 콘텐츠와 원도심과의 연계성 부족으로 인해 외부상인들에게 ‘돈이 샌다’는 비판을 장소 이동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다.

결과적으로 원도심 이전 개최를 통해 상인들의 직접 매출 증가와 만족도가 높아지게 되면 그야말로 대박이지만 각 종 민원 등 예기치 못한 변수관리에 실패할 경우 25년의 탈춤축제 역사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게 된다.

탈춤축제의 원도심 이전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정체성의 혼돈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프로그램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외부집객형’ 광장축제를 ‘내부소비형’ 도심축제로 전환하는 것은 기획과 접근방법, 축제의 주체도 달라져야 한다.

일본의 각종 거리축제에서 보듯 도심축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인을 비롯한 주민 주도가 핵심이라는 전문가의 해석을 빌자면 여전히 관 주도형 축제에 상인들이 구경꾼으로 나설 경우 기대보다 우려가 큰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원도심 거리 퍼레이드 장면. 안동시 제공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원도심 거리 퍼레이드 장면. 안동시 제공

여기에 원도심 개최시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도로 통제와 소음으로 인한 저항이라는 1차원적인 문제와 집객력 확보라는 2차원적인 문제가 동시에 부상된다. 축제로 인한 피로감과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축제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공간콘텐츠인 축제가 콘텐츠는 그대로 두고 공간구성원의 배타성이라는 문제를 감수하면서까지 공간만 옮겨서는 한계도 분명하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개·폐막식, 대동난장, 민속축제 등 굵직한 프로그램이 구시장, 웅부공원, 중앙문화의거리 등에 집중 배치될 경우 신시장은 물론 서부시장, 용상시장 등 외곽 원도심의 역차별 문제도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개막 60일 앞둔 실행단계에서 장소를 이동하는 것을 두고 축제의 질은 배제한 채 상인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요구에만 집착한다는 비판도 있다. 음식점을 제외하고 얼마나 많은 상인들이 포함되는지도 미지수인데다 지금까지도 원도심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진행돼 왔지만 그로 인해 직접 매출이 늘었다는 점포가 있기는 한지 확인해 보라는 주문이다. 

축제때문에 상권이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한 시민은 '코로나 19로 축제가 없던 2년동안은 원도심 상권이 살아났느냐. 원도심 문제는 안동시의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원도심 내부변화도 전제되어야 한다. 관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매일 축제를 열어도 상권이 살아난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추진중인 상권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한 축제모델의 개발과 구역사를 관통하는 직선도로 개통 이후 자연스럽게 원도심으로 연결하는 방법, 축제장 식권 사용 한도제 도입과 입장권의 안동문화사랑상품권 교환, 원도심순환열차 운영, 1부서 1점포 매칭 관리제 등으로 문제점을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다.  

공연 연출진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축제의 장소이동은 정체성의 변화라는 점에서 오랜기간 준비해 온 콘텐츠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일단 장소부터 옮겨두고 내용은 알아서 담으라는 것인데 사실상 시간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일각에서는 탈춤축제가 원도심과 간극이 큰지, 시민들과 거리가 먼지부터 따져보라는 지적도 있다. 풀어 보면 진정한 탈춤축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원도심으로의 ‘장소이동’에 앞서 안동시민들 마음 속으로 ‘정서이동’이 먼저라는 의미다.

축제는 주최자의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문화산업과 안동경제의 성패와 직결된다. 더구나 소규모 계절 축제와 달리 탈춤축제는 안동의 대표 브랜드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

원도심 연계성 확보는 탈춤축제의 해묵은 고민임에는 틀림없지만 콘텐츠 업그레이드보다 장소이동만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을 두고는 여전히 논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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