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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6 오전 9:34:20 입력 뉴스 > 이슈기획

사설 농산물 공판장, 수확기 농민 울려
공영시장보다 낮은 가격도 모자라 마음대로 팔아



▲ 제보자 A씨의 사과(홍로).

 

추석을 앞두고 명절 성수품인 안동사과 출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사설 경매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로 인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공영경매시장에 사과를 싣고 가기 힘든 고령의 농민들은 가까운 사설 도매법인에서 위탁 판매를 맡기는데 평균 시세보다도 낮게 책정되거나 경매단가조차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판매하는 등 사과 농가를 울리고 있다.

 

지난 달 29일 안동시 용상동에서 과수농사를 하는 농민 A씨(70)는 길안면 소재 도매법인 B청과로부터 사과(홍로) 경매 최고가에 대한 홍보 문자를 받았다. A씨는 명절 대목을 맞아 제 값을 받을 요량으로 타지에 사는 자녀들까지 불러 주말동안 사과를 땄다.

 

하지만 A씨는 지난 1일 B청과에 300상자를 출하시킨 다음 날 100상자에 대한 첫 판매결과를 문자로 통보받고 울음을 터뜨렸다. 농협공판장 평균시세보다도 턱없이 낮게 경매단가가 산정된 데다 중도매인에게 판매되기 전까지도 경매단가에 대해 어떤 정보도 안내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해 피땀 흘려 지은 사과가 도대체 얼마에 팔려간 지도 모른 채 판매 결과만 통보받은 것이다.

 

A씨가 B청과로부터 받은 홍로 특품5(20kg) 경매가는 지난 2일 기준 38,000원으로, 같은 날 공영도매시장인 안동시농산물도매시장의 안동청과합자회사 특품5 평균단가 52,898원 선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다른 품목의 경우도 모두 평균시세보다 낮았다.

 

부모님의 억울한 사정을 들은 딸 C씨는 "고령의 부모님은 농협공판장이 멀고 사람들도 많아서 경매 절차가 간편한 민영도매시장에 판매를 위탁한 건데, 적어도 경매가격이 정해 졌으면 생산자에게 팔 건지 안 팔 건지는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경매가가 이렇게 낮게 나온 것을 알았다면 위탁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판매했을 것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B청과 측에 경매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고 항의하자, 위탁판매는 수수료를 받고 팔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출하자에게 경매가를 알려주지 않는 게 업계 관례"라며 "물건을 다시 돌려 달라고 하니 이미 팔아버려서 돌려 줄 수도 없다고 해 어안이 벙벙했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민간 위탁 판매의 경우에도 경매가에 대해 출하자에게 사전에 공지해줘야 하며, 경매가에 대한 출하자의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판매할 수 있게끔 돼 있다.

 

이에 대해 B청과 대표는 본보와 통화에서 "경매단가에 대해 출하자에게 알려주지 않고 판매를 진행한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관련법은 알고 있었지만 관례적으로 지역에서 우리 업체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이렇게 운영해 왔다. 피해를 본 농민에게는 뒤늦게 수수료 등 일정 금액을 돌려주었으며 사과를 드렸다."고 해명했다.

 

한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D씨(61)씨는 "농협공판장에서는 경매가가 부당하다 여겨지면 농민이 불매 처리할 수 있는 장치가 있지만 민간 위탁판매의 경우에는 가격이 부당해도 농민이 정해진 경매가에 대해 어떻게 개입할 방법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소농이거나 화물차를 운전할 수 없는 고령의 농민들을 대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여건이 어렵더라도 농협공판장에서 판매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고 귀띔해 주었다.

김은경 기자(olympus4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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